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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실험실

위대한 《종의 기원》의 시작

  • 저자제임스 코스타 James T. Costa 
  • 출간일 2019/04/30
  • 브랜드와이즈베리
  • 카테고리과학
  • 페이지632p
  • 크기148*217mm
  • ISBN9791164130818
  • 가격 20,000원

도서 소개

따개비와 난초를 사랑했던 열정의 실험가이자
19세기 크라우드소싱의 대가,
찰스 다윈의 실험실을 엿보다

 

신이 이 자연을 설계했다고 주장하는 자연신학이 주류이던 19세기 초반, 찰스 다윈은 그러한 믿음에 의심을 품고 자연의 진리를 밝히기 위해 위대한 지적 탐구를 시작한다. 그 긴 여정의 처음과 끝은 바로 40년 동안 가족과 함께 살았던 다운하우스의 시골집 뒷마당 실험실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전 세계에서 수집한 비둘기를 키우고 온실에서 덩굴식물을 기르며 아이들과 함께 벌들을 쫓아다녔으며, 파리지옥에 손톱과 머리카락을 먹이로 주고, 지렁이와 대화를 나누며 합주곡을 들려주는 등 기상천외한 실험들로 진화론이라는 그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하나씩 입증해 나갔다.
다윈이 쓴 기념비적인 책들은 지금도 뛰어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다윈을 열렬히 추종하는 사람들조차 그가 얼마나 훌륭한 관찰자였는지, 얼마나 편지를 즐겨 쓰고, 실험을 좋아하며, 독창적인 결론을 잘 끌어냈는지 혹은 얼마나 가정적인 남자였는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와이즈베리 신간《다윈의 실험실Darwin's Backyard》은 그가 남긴 수많은 저서 속에서 짧게 언급되었거나 독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인간적인 측면과 고뇌를 조명하면서 평범하지만 과학적인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었던 실험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그의 발견과 업적은 현대적인 환경에서 홀로 생각하고 빠르게 완성한 것이라기보다는 끈질긴 관찰과 투철한 실험정신을 바탕으로 주위 사람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다윈의 집은 또 다른 비글호이자 하나의 실험실이었다. 그는 친구, 사촌, 조카, 어린 자녀들은 물론이고 집사와 가정교사까지 필요하다면 누구라도 자신의 연구에 참여시켰다. 표본 수집이나 실험에 필요한 도움이 필요할 때는 주변 사람들을 총동원하고 동료 학자들에게도 수시로 조언을 받으며 철저한 확인 과정도 거쳤다. 이런 의미에서 다윈은 19세기의 ‘크라우드소싱의 대가’ 였다.
그는 언제나 평범한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려 했으며, 어린아이의 눈높이로 모든 현상에서 ‘왜’와 ‘어떻게’라고 질문을 던지며 실험을 통해 그 답을 찾고자 했다. 그리고 그가 남긴 수많은 논문과 저서들은 결국 오랜 통념과 편견을 깨트리면서 세상을 조금씩 바꾸어 나갔다. 마치 지렁이가 만드는 분변토처럼 말이다. 자, 그러면 이제 다윈의 실험실을 들여다보면서 소소한 그의 위대한 발자취를 따라가 보도록 하자.

 

‘작은 실험’이 어떻게 ’위대한 이론‘으로 탄생했을까?

《종의 기원 The Origin of Species》을 통해 19세기 당시로선 혁명에 가까웠던 ‘진화’의 개념을 이해하는 토대를 마련한 찰스 다윈은 지적 호기심은 물론이고 그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끈질긴 실험 정신과 관찰력으로 그는 진리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그가 자연선택에 따른 진화론을 주장하기까지는 따개비와 비둘기, 꿀벌, 난초 등 우리 주변에 흔하게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생물체를 대상으로 다양한 실험이 밑바탕이 되었다. 그가 행한 모든 실험은 세밀한 부분까지 철저하게 검증하고 꼼꼼하게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느라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단순히 과학 실험이라는 차원을 넘어 한 편의 소설처럼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비글호의 좁은 선실에서 시작된 ‘다윈의 실험실’은 이후 그의 생애 대부분을 보냈던 다운하우스 시골집의 서재와 복도 그리고 정원에서 계속되었다. 그의 집 복도는 개구리 알을 덮은 축축한 종이로 어지러웠고, 뒷마당 새장에는 비둘기 떼가 요란하게 울어 댔으며, 온갖 씨앗을 둥둥 띄운 소금물로 가득한 항아리가 지하 창고에 수두룩했다. 한마디로 그의 집 안 구석구석이 모두 실험실이었다. 다윈은 아이들과 함께 벌을 따라 다니고, 이웃이나 친지들과도 진지하고 정겨운 토론을 나누는가 하면 전 세계에서 날아드는 숱한 편지에 일일이 답을 하면서 소통했다. 그가 가족과 함께했던 수많은 실험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독창적이고 위트 넘치는 그의 인간미를 엿볼 수 있다. 다윈의 아들 중 하나가 죽은 새의 모이주머니에서도 씨앗이 자라는지 보고 싶다고 하자 이것을 직접 실험해 보기도 하고, 씨앗을 먹이로 주자 그것을 뱉어내는 물고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불평했던 모습을 보면, 그가 했던 실험은 웃음을 자아냄과 동시에 언제나 교훈을 남겼다. 다윈조차 그 실험들을 가리켜 ‘바보 실험’이라고 부르곤 했지만, 다윈의 한 친구가 지적했듯이 천재가 하는 바보 같은 실험은 어둠 속에서 위대한 발견을 해내는 도약의 발판이 되기도 했다.

다윈의 업적이 위대하다고 해서 그가 했던 실험도 무슨 거창한 도구나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다. 그는 주위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도구와 재료를 갖고 오로지 끈기와 투철한 실험 정신을 보탰을 뿐이다.

 

‘위대한 이론’의 탄생 현장에 함께하다

'다윈의 실험실'은 과학사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다윈과 율리우스 폰 작스 Julius von Sachs의 논쟁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다윈은 시골집 연구실에서 귀족 출신 박물학자의 손에 이루어지던 19세기 과학의 마지막 주자였다. 이후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반의 과학은 특수 장비와 도구를 갖춘 실험실의 전문 과학자들의 몫으로 넘겨졌다. 《다윈의 실험실》을 읽다 보면 이러한 과학사의 과도기를 알 수 있는 미묘한 분위기를 직접 체험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일반 독자들도 따라해 볼 수 있도록 다윈의 실험을 재현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다윈의 학문적 발자취를 따라 따개비와 난초를 사랑하고 꿀벌에게 귓속말을 하며 지렁이를 사랑했던 열정의 실험가이자 10남매의 아빠, 자상한 남편, 다정한 이웃으로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인간적인 모습과 고뇌를 확인할 수 있다. 부수적으로는 당시 과학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조프루아-퀴비에 논쟁 등  근대 과학사의 흥미로운 장면들을 직접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게 느낄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다윈은 세계 곳곳에서 가져온 따개비를 관찰하며 따개비 세상에 점점 빠져들었다. 그는 프랑스 동물학자 앙리 밀네두아르스가 갑각류 전체를 분류한 21개로 구성된 원형기관에서 17개로 구성된 따개비의 신체기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상동관계를 추적해서 그가 생각한 ‘원형’ 따개비를 재구성했다. 다윈은 따개비의 변이가 얼마나 다양한지 알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개체 변이만 해도 매우 다양했을 뿐 아니라 암컷 따개비 몸 밖에 붙어 있는 수컷 따개비류에서 정교한 만각이 달린 부류, 부속지付屬肢 전체가 없는 따개비에 이르기까지 구조적생활사적 변이가 예상했던 것과 아주 달랐다. 부속지 전체가 없는 따개비류는 ‘발 없는 따개비’라는 뜻으로 무족류 아목으로 분류했다. ‘무족 만각류’라는 말은 용어상 모순이 있지만, 다윈이 라이엘의《지질학 원리》를 보면서 경이로움을 느꼈듯이, 따개비에 관해서라면 자연의 계획과 놀라움은 예측이 불가능했다.
_ 2장. 비글호 항해자에서 시골집 과학자로


“이렇게 정교하고 복잡하고 독립적이면서도 너무나 다른 자연의 모습은 우리를 둘러싼 법칙에 따라 지금의 모습을 만들어왔다.”
다윈은 우리를 둘러싼 그 법칙이 바로 번식, 성장, 변이, 생존경쟁 그리고 자연선택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강둑에 사는 다양하고 상호의존적인 생명체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더욱 오래 살아남고, 최대한 번창할 수 있는 선택에 따라 절묘하게 자신을 적응시키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왔다. 특히 생태학적 시각을 가진 다윈에게는 놀랄 정도로 절묘하게 모든 생명이 섞여 있는 강둑 그 자체가 바로 선택의 결과였다.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 벌레와 징그럽게 기어 다니는 곤충이 가득한 자연, 만약 모든 것을 깔끔하게 정돈하기를 좋아하는 정원사가 있다면 그의 마음을 무척 불편하게 만들 만큼 제멋대로인 듯한 자연이지만, 다윈의 눈에는 그것이 하나의 질서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다윈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그리하여 자연의 전쟁, 기근과 죽음에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목적 즉 고등 동물의 탄생을 낳았다.”

_ 3장. 자연은 전쟁인가 조화인가?

 

“나는 뻐꾸기 새끼가 배다른 형제를 둥지에서 밀어내는 것도, 개미가 노예를 사냥하는 것도, 맵시벌과 유충이 살아 있는 모충의 몸을 파먹는 것도 모두 특별히 부여받거나 창조된 본능이 아니라, 모든 생물의 발전을 이끄는 일반 법칙 즉 그 생물을 증식시키고 변이시키며, 강자는 살리고 약자는 제거하는 법칙의 작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마지막 문장은 독자들에게 불쾌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다윈은 소중한 아이를 병으로 잃고 참담한 심정으로 그 글을 쓰면서 기생하는 종으로 고통 받는 다른 모든 종을 포함해 우리 삶에서 벌어지는 모든 비참한 불행을 간단히 신의 탓으로 돌리고 싶지 않았다. 목사인 그의 친구들이 그 모든 것에는 계획이 있고 최선을 위한 것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그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그는 그렇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한편 그의 말은 자연에도 ‘노예제’가 있다는 이유로 노예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에게 반기를 든다는 중요한 의미도 있었다. 이 세상에 신의 계획에 따른 노예제라는 것은 없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_ 4장. 자연선택의 불편한 진실 중에서

 


다윈은 오리 발바닥에 개구리밥이 얼마나 많이 들러붙는지 보려고 개구리밥이 담긴 냄비에 오리 두 마리를 거꾸로 집어넣었다가 건져 올려서 발바닥에 붙은 개구리밥의 개수를 센 적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개구리밥은 제 몫을 톡톡히 했다.
“6월 17일. 오리 깃털에 진짜로 달라붙음.”
다윈은 실험 노트에 이렇게 기록했다. 우리는 어쩌면 많은 것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이지만, 과학만큼은 어떤 것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_ 5장. 아틀란티스 대륙은 없다 중에서

 

이 무렵 다윈은 본머스 근처에도 드로세라가 자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켜줄 수 있는 바로 그 끈끈이주걱. 다윈은 먼저 끈끈이주걱의 소화력을 실험했다. 작은 파리만 한 크기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뭉쳐서 끈끈이주걱에 닿게 하자 끈끈이주걱은 처음에 선모로 머리카락 뭉치를 감쌌지만, 잠시 후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는 듯 다시 몸을 펼쳐서 머리카락을 밀어냈다. 또 어떤 것을 주어볼까? 다윈은 주위를 살피며 끈끈이주걱에 줄 만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발톱은 어떨까? 9월 16일 화요일 아침이라고 쓴 기록에는 이런 글도 있다.
“같은 식물의 다른 잎에 내 발톱을 먹이로 주었다.”
이번에도 선모가 잠시 발톱을 감싸더니 얼마 후 도로 밀어냈다. 재미있는 광경이지 않았을까? 널리 이름난 박물학자가 바닷가 작은 오두막에서 자신의 머리카락과 발톱을 끈끈이주걱에 저녁 식사로 먹이는 모습이라니.
_ 9장. 동물과 식물의 공통 조상을 찾아라

 

엠마의 피아노 연주에서 아무 반응이 없었던 지렁이도, 화분에 넣어 피아노 바로 위에 올려두자 반응을 보였다. 낮은음자리표의 ‘도’ 건반을 치자, 그 화분에 있던 지렁이 두 마리가 잽싸게 굴로 들어갔다. 잠시 후 지렁이가 다시 머리를 내밀어서 이번에는 높은음자리표의 ‘솔’ 건반을 두드렸더니 다시 굴로 들어가 버렸다. 물론 진동 때문에 그런 반응을 했을 것이다. 피아노로 알아보는 지렁이의 반응은 계속되었다. 한번은 다윈이 밤에 응접실로 조용히 들어가 피아노로 높은 음을 갑자기 세게 쳤더니 지렁이 한 마리가 굴로 잽싸게 도망갔고, 다른 지렁이는 높은음자리표의 ‘도’를 쳤더니 굴로 들어갔다. 다윈은 책에서 특정 음만 언급했다. 실제로는 전체 음계를 다 시험해 보았을까? 아니면 지렁이는 사육장을 통해 진동이 전달되는 특정 음에만 반응하는 것일까? 다윈은 지렁이들이 화분 옆면에 닿지 않았으므로 흙을 통해 전달되는 미세한 진동을 느낄 만큼 민감한 것 같다고 기록했다.

_ 10장. 지렁이를 위한 합주곡 중에서

목차

					

서문

1장  위대한 실험가의 탄생  
   다윈의 실험 - 씨앗 실험
2장  비글호 항해자에서 시골집 과학자로
   다윈의 실험 - 따개비 실험
3장  자연은 전쟁인가 조화인가?
   다윈의 실험 - 식물학 맛보기
4장  자연선택의 불편한 진실   
   다윈의 실험 - 벌집과 비눗방울
5장  아틀란티스 대륙은 없다
   다윈의 실험 - 생물의 이동성
6장  꽃과 벌에 눈높이를 맞춘 세심한 관찰자
   다윈의 실험 - 다윈이 연구한 꽃들과 만나기
7장  자연은 계획되었는가? 
   다윈의 실험 - 난초의 ‘절묘한’ 수분
8장  동물과 식물의 공통 조상을 찾아라
   다윈의 실험 - 식충식물 관찰하기
9장  식물도 의지가 있다
   다윈의 실험 -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10장 지렁이를 위한 합주곡
   다윈의 실험 - 지렁이 사육장 만들기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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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제임스 코스타 James T. Costa

미국 웨스턴캐롤라이나대학교 생물학 교수이자 하이랜즈생물연구소Highlands Biological Station 수석 연구원이며 교육 자선단체인 찰스다윈트러스트Charles Darwin Trust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월리스, 다윈 그리고 종의 기원Wallace, Darwin, and the Origin of Species》, 《주해 종의 기원The Annotated Origin》,《또 다른 곤충의 세계The Other Insect Societies》 등이 있으며 현재 노스캐롤라이나 블루리지 산맥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